서울대 환경대학원 지속가능·스마트물류 랩 허성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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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교수 이야기/물류 이야기

자율주행(lv.3) 운송 시작

GSES 허성호 교수 2022. 12. 21. 15:27

자율주행트럭의 운송부문 활용이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되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트럭(11.5톤 급) 을 간선 수송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트럭, ‘인천~부산’ 화물 실어나른다…비상 때만 운전대 : 경제일반 : 경제 : 뉴스 : 한겨레 (hani.co.kr)

 

자율주행 트럭, ‘인천~부산’ 화물 실어나른다…비상 때만 운전대

마스오토, 실증 특례 받아 ‘유상’ 운송 진행 예정 자율주행 방식의 간선 화물운송 국내 첫 사례

www.hani.co.kr

 

예전에 신형 카니발로 lv.2 수준의 ADAS 시스템을 경험했을 때, 그 유용함에 꽤나 감탄한 적이 있다. 고속도로 진입 이후, 설정만 해 놓으면 운전대에 손만 대고 앞을 보고 있다 뿐이지 거의 신경을 안 써도 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lv.3 수준이면 인간의 개입 준비가 요구되긴 하지만 일반 주행과 관련된 작업은 시스템에게 넘어가는 수준으로(SAE J3016) 높은 노동강도와 사고의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번 시범 사업으로 기술 안정성과 사업성이 확인 된다면, 그 이후엔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사실 자율주행 lv.3 와 lv.4는 중요한 차이를 갖고 있다. lv.4부터는 일부구간이긴 하지만 사람의 개입이 아예 배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핸들을 잡고 있지 않는 이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인정될까? 아니면 휴게시간으로 인정될까? 자율주행 기술이 점점 고도화 되면서 사람의 개입을 배재하게 되면 이후에는 많은 4차산업혁명 기술들처럼 누군가에게는 일자리를 빼앗는 악마의 기술정도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물류 1.0에서 물류 2.0으로 변화하던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 까 싶다. 일반적으로 물류 1.0에서 물류 2.0으로의 진화를 하역의 기계화로 설명하곤 하는데, 이당시 배에서 짐을 내리던 수많은 하역인력들(stevedore)에게는 한번에 수십명치의 작업량을 내려놓는 쇳덩어리 하역기기들이 못마땅하게 여겨졌을 법도 하다. 

 

사람이 기계와 경쟁하는 법은 두가지이다. 기계보다 싸게 요구되는 일을 하거나, 기계보다 더 나은 수준의 일을 하거나. 간선 수송에서 두 지점 사이의 운송이라는 일을 더 나은 수준으로 하는, 즉 더 나은 운송 서비스를 간선 구간 내에서 제공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다시말해, 사람의 (지점간)간선 수송작업은 해당 기술 가격이 현재의 운송비 수준에 도달할 때 까지 일 것이다. 그 사이에 업계에서는 운전종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른 업무들을 찾고 사람이 더 선호되는 분야, 사람과 기계가 조화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여 '물류 5.0 (앞 포스트의 5차산업혁명 관점의)'으로의 발전 준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